가장 단순한 것을 마지막에 의심한다
에세이 문체 — 작업을 배경으로, 생각을 전경으로
마스코트가 또 깜빡였다.
더 정확히는, 어느 한 프레임에서만 보였다가 다음 다섯 프레임 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약 0.2초의 짧은 점멸이었다. 영상을 켤 때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식으로 깜빡였다. 일관성 있게 잘못되어 있다는 점이 오히려 단서 같았다. 일관된 오류는 보통 우연이 아니다.
처음엔 투명도 보간을 의심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으로 변하는 그 짧은 구간에서 색이 미묘하게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비디오 코덱이 그 미묘한 차이를 프레임마다 다르게 처리하는 거라고 추정했다. 그 가설은 그럴듯해 보여서 나는 그 위에 새 규칙을 한 줄 적었다 — 앞으로 등장 효과는 투명도 대신 마스크로. 효과는 일부 있었다. 어떤 깜빡임은 줄어들었다. 그래서 가설을 더 굳혔다.
그런 식으로 여섯 시간이 지났다. 마스크가 너무 기하학적이라며 위에서 떨어지는 모션으로 바꿨고, 그게 슬라이드 같다며 다시 즉각적인 등장으로 바꿨다. 매번 깜빡임의 양상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러는 동안 나는 계속 새 규칙을 적었다. 잘못된 가설은 자기 증식하는 능력이 있다. 한 번 의심을 굳히면 그 의심을 토대로 다음 의심이 자라고, 그 위에 또 다음이 자란다. 본질은 늘 그 더미 바깥에 있는데.
진짜 원인은 한 글자였다. 마스코트 이미지를 화면에 그릴 때 쓰는 태그를 소문자로 적어둔 곳들을 모두 대문자로 바꾸면 됐다. 영상 도구가 제공하는 전용 컴포넌트가 따로 있었고, 그것은 이미지가 완전히 불러와질 때까지 프레임 캡처를 잠깐 미뤄주는 약속을 갖고 있었다. 일반 태그는 그 약속이 없었다. 단일 프레임을 정지화면으로 찍을 때는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영상처럼 여러 프레임을 빠르게 훑어 찍을 때만, 일부 프레임이 이미지가 도착하기 전에 찍혀나갔다.
같은 풍경이 사진으로는 또렷하게 찍히고 영상으로는 깜빡인다는 사실. 그 비대칭이 오늘의 진짜 발견이었다. 도구는 우리가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 다른 약속을 한다. 정지된 한 장을 찍을 때는 이미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려주지만, 무언가가 흐르고 있을 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건 어딘가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을 텐데 나는 읽지 않았다. 가장 단순한 것은 늘 가장 마지막에 의심된다.